안녕하세요. 즐거운 일요일입니다.
어제저녁 9 시대부터 11시 조금 넘게까지 약 2시간 동안 배달 알바를 해 봤습니다. 그 경험담을 담아봅니다.
좋은 이야기를 적어야지 생각하면서도 자꾸 부정적인 생각이 떠오르는 이 문제는 어떻게 할 수 없나 봅니다.
최근 오토바이를 좀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덜렁 배달 오토바이를 사놓고 보니, 아직 탈 줄을 모르는 겁니다.
스쿠터이니 첨에는 그냥 '자전거처럼' 중심만 잡으면 나갈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몸과 차가 하나가 되는 시간이 필요하였죠. 네, 저도 생소한데 오토바이를 '차'라고 여러 분이 부르시더라고요.
당근에서 나온 출퇴근 PCX125를 하나 사 놓고도 운전을 할 줄 몰라서 못 갖고 오다가, 운전할 분 모셔서 2주일 전 겨우 집에까지 가져다 놨습니다.
2종 소형 연습 좀 하고, 야간에 아파트 주차장 1층에서 3층까지 오가면서 천천히 연습했습니다. 1주일 30km 정도 탔네요...
그래도 도로 나가는건 겁났습니다. 겨우 집사람 설득해 차량으로 먼저 가라고 하고 졸졸 따라서 혼다 대리점에 가서 싹 점검을 받았죠.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핸드폰 거치대, 배달 박스 등등 달고 나니 투자금이 10~20 단위로 금방 커집니다.
점차 투자금이 높아지니 - 이거 알바 뛰려다가 '본전이나 뽑기가 가능할까?' 생각이 들었죠.
배달의 민족 커넥션은 사용법을 잘 몰라도 되었습니다. 그냥 핸드폰만 할 줄 알면 '이용가능'했고 바로 지도로 연결되었습니다.
다만, 차량용지도 그대로라서 '오토바이'가 가야 할 길은 아니었습니다. 지역을 잘 알고 있으면 그래도 방향성을 찾긴 쉽겠죠.
겨우 두우 시간 배달하면서도 느낀 점은 많습니다.
첫째는 옷을 어떻게 입어도 무릎과 눈 주위는 마이 시리다~
둘째는 배달 헬멧이 그리 무겁고 갑갑한지 몰랐다~ (겨우 2시간인데 지옥이었습니다. 여름에 어쩌죠?)
셋째는 정말 매장이 아니라 요리공간만 두고 장사하는 집이 번화가와 뚝 떨어져서 많아졌다. (배달전문매장)
넷째는 사람들이 통닭이나 짜장면 말고 정말 다양하게 배달시켜 먹는구나
다섯째는 도로는 정말 안전하지 않다.
아직도 출발 시에 흔들리기도 하고, 우측 회전도 힘듭니다. 그래도 어찌어찌 다니고는 있습니다.
배달 유투버들처럼 영상을 찍을까 생각도 했지만 - 그것도 엄청난 시간이 필요한 것을 알기에 일찍 포기합니다.(1시간 찍으면 5~6시간 편집 기본인 것은 아시죠?)
운전을 했어도 도로는 완전히 생소합니다. 보는 높이나, 주변에 보이는 것이나 완전히 다릅니다. 차와 차 사이 간격이 그렇게 넓게 보이고, 바로 가까이 있는 차들이 별로 무섭지도 않습니다만... 한 번씩 슁~ 하고 코 앞을 지나는 차를 만나고는 정신 바싹 차리게 됩니다.
머리에선 '아, 0.1초만 딴 생각하다가 사고 나면 병신 되는 거지~'라는 공포감과 '그래도 움직여서 뭔가는 노력해 봐야지'라는 두 생각이 마구 얽히고설켜 버립니다.
두 번째 배달은 아이스크림이었습니다. 유투버에서 본 대로 '똥콜(돈 안 되고 시간 잡아먹는 콜)'이라도 무조건 받았습니다.
거의 동네 2개 정도를 걸쳐 넘어서 가야 하는 배달이었는데, 남구의 끝에서 끝으로 이동했습니다.
한 평생 남구에 살면서 그런 골목이 아직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남자인 제가 오토바이 헤드라이트로 비추며 가도 어둡고 무서웠습니다.... 시그널이 생각나네요.
산 아래 도착한 곳은 빌라 5층! 주위 모두 깜깜했습니다. 복도는 더욱 어두웠고요. 걸어서, 아니 뛰어서 올라가야 합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사람 몸은 머리가 조종해야 움직여서, 걸어도 된다는 느긋한 생각을 한 순간 긴장을 놓게 되고 - 그럼 더 사고확률이 올라간다... 그러니 가능한 뛰어다녀라고)
평소 기초체력운동도 안 한 것이 팍 티가 났습니다. 3층부터 헥헥거리다가 5층에서는 숨이 막혀서... 그렇다고 헬멧을 벗을 순 없잖아요.
5층에는 꼬마아가씨가 엄마와 함께 나와 너무 반갑게 받았습니다. 순간 묘한 기분이 들더군요.
'아 꼴랑 배달 알바일이라 생각했는데, 배달 한 번에 행복을 먹는 집들이 많구나'
똥콜 하나 받아서 멀리까지 배달한 보람을 느꼈습니다. -
아무튼 모두 대단하십니다. 배달하시는 모든 분들. 저야 알바로 겨우 1~2시간 하는 정도이지만 이 일을 업으로 하는 분들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모쪼록 배달 ㅡ 물류하시는 분들 '건강'부터 잘 챙기시고 - 편하게 집에서 배달을 받는 분들은 최소한의 '매너'만 지켜주시기 바래봅니다.
- 배달료는 6천 원이라고 플랫폼에서 광고하지만 배달기사에게 가는 수익은 2900원도 안 되기도 하며 보통 고작 3천 500 원 수준이다.
- 배달음식을 받으러 가는 매장까지의 거리는 생각보다 멀 때도 많다. 2~4km, 10여분을 달려 음식을 받으러 가는 경우도 흔하다.
- 음식을 받아 확인하고 그냥 오토바이에 대강 실어서 가는 것이 아니다. 음식을 신경 써 흔들리거나 쏟지 않도록 고정해야 한다. 왜냐면, 음식의 포장문제는 매장이 물어 주는 것이 아니라 '배달기사'가 물어줘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 배달기사의 입장에서 현관에 나와 바로 내려갈 수 있게 해 주는 분은 천사, 1층입구까지 나와 바로 오토바이가 돌아가도록 하는 분은 신으로 칭하고 싶다.
- 배달기사의 입장에서 '현관 앞에 놓고 가세요' 하면 기분이 좀 그런 'Normal~',
얄궂은 아파트에서 '귀중품 하나 놓고 헬멧 벗고 가세요'라고 입구경비가 막으서면 '지옥'같은 맛이다.
잠정적 범죄자 취급하며 인격모독감을 느끼는 그런 곳은 정말 가기 싫다.
첫날 두 시간 남짓 목숨 걸고 도로를 달려서 낸 수입은 16,000원 정도였습니다. 왜 배달 알바를 뛰면 통닭하나 쉽게 시키지 못하는지 이해 가네요.
긍정적인 마인드로 운동한다고 생각하고, 음감 한다고 생각하면서 천천히 돌아서 그럴 수도 있지만 보통 확인할 거 다 하고 신호 다 지키고 돌면 한 배달(이동->픽업-->이동-->배달지도착)에 20~25분 내외가 맞는 듯합니다. 자기 수익을 내려면 최소 1시간에 3~4건을 해야 최저임금 이상 되는 구조이니 - 신호위반이 더 잦아지는 거 같네요.
하여튼, 배달은 치외법권의 영역에서 벗어나기는 아직도 힘든 구조인거 같습니다.
에구 허리가 아파오네요~. (엄살 좀 피웁니다, 배달하시는 분들은 공감하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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