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썰매 타러 한 번 가자고 1주일 전부터 얘기를 하다가 결국 지난 주말에 다녀왔습니다.
부산은 참 눈을 보기 힘듭니다. 진눈깨비 잠시라도 떨어지면 애들이나 강아지나 난리도 아니죠.
그래서 눈썰매 타는 것은 - 정말 마음을 먹고 가야 합니다. - 이렇게 놀이동산을 가지 않는다면 아예 눈썰매는 타기 힘들다고 봐야 합니다.
아침 느긋하게 11시가 좀 안 되어 출발했습니다.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올라갔는데, 가는 길은 그렇게 붐비진 않았습니다.
중간에 잠시 언양휴게소에 들러 커피를 한 잔 사려는데 로봇이 열심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애들은 신기하다며 좋아라 구경하네요.
오가며 중간에 언양휴게소를 들러야 한다면 적극 추천합니다. 최근에 새로 깔끔하게 단장해서 볼거리 있고 맛있는 간식도 있습니다.
중간에 휴게소에서 놀다가 천천히 가다 보니 12시 반이 되어서야 경주월드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1,2 주차장은 다 차서 3,4 주차장으로 가는데 - 끝도 없이 들어갑니다. 한 500미터 더 들어가니 주차할 장소가 나왔고 - 거기서 단체 관람버스를 타고 다시 입구로 이동해야 했습니다.
밖에는 끝없이 태우고 내리고 돌고 있는 노란색 버스들의 행렬입니다. 입구 도착 전부터 '무슨 전쟁'난 것처럼 불안해지기 시작합니다.
2020년인가 21년의 간절곶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아 이건 아닌데...'
꽉 찬 주차장을 지나 약 6~7분을 버스를 타고가니 티케팅 하는 입구가 나왔습니다. 내리자마자... 허억!
줄줄이 사탕입니다. 여기저기 노랑 차량에서 끝도 없이 사람들이 이어집니다.
하지만 이것은 티켓팅을 하고 들어가기 전까지의 지극히 '이성적인 ' 상태였습니다.
여기저기 끝없는 관람객들의 행렬에 정신을 차리기 힘들 지경입니다. 몇 년 전 일출 이후 오래간만에 이런 걸 보네요.
아이들이 실컷 놀기는 힘든가 봅니다. 놀이기구는 저녁 6시, 눈썰매는 5시 마감인데 이미 3~4시만 되어도 사람이 꽤나 빠지는 걸 경험했습니다.
입구에서부터 엄청난 '인파'에 놀랐다면 아직 아닙니다. 뒤에 눈썰매장에 가면 대기줄은 더합니다.
간단하게 기념샷을 찍는 장소를 몇 군데 만들어 뒀습니다. 제가 선택한 인증샷 포인트는 선물쿠키 앞.
안내판에 따라 안으로 들어갈수록 점점 아이들이 많아집니다. 특히 눈에 띄는 단체는 '태권도장' 같은 곳에서 20~30명씩 단체로 많이 와 있었습니다.
나중에 오후 3시만 되어서도 거의 단체는 빠진 걸로 봐선, 간단하게 체험하러 온 학원들 같습니다.
그리고 의외로 중고생들도 꽤 있습니다. 남남, 여여, 남녀 할 거 없이 학생들이나 젊은 연인이 없다면 - 놀이동산이 아니죠.
비율을 대강 따지자면 학생 6~70% 일반인 2~30% 정도인 듯합니다.
장식은 아직 12월 크리스마스 그대로입니다. 신년 장식을 따로 하지 않네요.
눈썰매장 기다림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랜 시간 기다림이 싫은 초딩들이 있다면 여기 <미로탐험>을 추천합니다. 끊임없이 돌고 도는 탐험빌딩인데 - 한 3~4바퀴 돌리면 에너지가 쭈욱 내려갑니다. 애들이 무지 좋아합니다. 여기도 5시까지만 한 듯하네요.
그리고 그 옆에 소프트아이스크림과 선물가게가 있는데, 소프트아이스크림은 착한 가격은 아니지만 손이 딸릴 정도로 빨리 팔립니다.
저희도 10분씩 대기하고, 아이스크림 제동기 기다려 가면서 하나 샀네요. (겨울철 맞죠?)
화장실은 중간중간 자주 보이는 편입니다. 관리는 워낙 사람이 많다 보며 '중' 정도 점수 밖에 안 되네요. 그냥 정신없습니다.
회전관람차라 하나요? 이것이 보이는 쪽으로 쭈욱 가다가 우측으로 돌면 거기가 눈썰매장입니다.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데, 마치 피난민 행렬 같습니다. 관람차를 보자마자 흥분해서 뛰는 아이들도 종종 보입니다.
눈썰매장이 보이자 애들의 발걸음이 빨라지네요. 하지만, 기대도 잠시 - 언덕 위에서부터 제일 아래까지 이어진 '끝없는 줄'에... 그냥 줄을 기다리기 시작했지만...
그렇게 12시 58부터 기다린 줄은... 줄어들 기미가 없습니다. 저는 도저히 못 기다립니다. 바로 포기하고 짐 모아 들고 옆 건물 라면식당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2층에서 언제 내려오나~ 촬영담당은 기다립니다.
총 4개의 눈썰매장이 붙어 있습니다. 한 눈썰매장에 6명씩 4군데이니 최대 24명씩 타고 내려오는 것이죠.
안전은 철저합니다. 1명이라도 못 빠져나가면 다음줄은 출발하지 못합니다.
저희는 애들이 작아 제일 긴 코스는 못하고 2번째 코스에서 줄섰습니다.
시간을 보니 50분 기다려 12시 43분에 타고야 말았네요. 대단합니다. 아이들과 엄마의 '엄청난 눈썰매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눈썰매 겨우 1번 타고나서 라면을 먹으니 얼마나 맛있겠어요. 라면은 모두 셀프입니다. PC방 라면처럼 물 끓이면서 저어줘야 하네요. 네 여기 라면식당에도 자리는 없었습니다. 대기 5~10분씩 하다가 자리 나면 슬쩍 앉는 식이었습니다.
정신없이 라면을 먹고 다시 눈썰매 타러 갈려나 해서 물어보니 '안 간다'라고 하네요. 꼬맹이들도 1시간 기다려 타는 눈썰매는 - 아니다 판단되었나 봅니다.
그러다 보니 마지막에 있는 '유아용 눈싸움장'에 초등학생형아 누나들이 눈썰매를 갖고 와서 탑니다.
편하게 탈 수가 없으니, 그냥 긁히지도 않는 눈을 박박 긁어서 주먹만 한 눈뭉치를 한 번 만들어 봅니다. 한 10분 긁어 만들면 주먹 2개 만한 눈사람 만들 수 있습니다. (_ _);
이렇게 유아용 눈싸움 장소에 초딩들이 다 몰리다 보니 - 유아는 조심스러워집니다. 말없이 지켜보다 떠나는 유아가족들도 있었습니다.
1시간 정도 유아용에서 놀다가 다시 간단한 놀이 기구를 타러 갑니다. 인기 없는 기구는 20분, 아니면 기본 30~40분 기다립니다.
다시 놀이공원 한 바퀴 돌면서 사진 찍습니다. 사람이 조금이나마 없는 곳으로 갔습니다. 가장 많은 이들이 몰린다는 이 놀이기구는 탈 엄두도 못 냈습니다.
4시 45분 곧 문이 닫힐 눈썰매장으로 향했습니다. 10분간 열심히 탔네요(유아용)
주말 경주월드 눈썰매장 요약 :
눈썰매는 4~50분 기다리면 1번 탈 수 있다.
4시 이후는 대기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유아용 언덕(제일우측)에서 눈썰매 타려면 4시 30분~5시 노려라!! (무한 루핑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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