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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어느 금요일, 문이 갑자기 열렸다

오늘의배달뉴스

by Tmax 2024. 10. 11.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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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때에도 한산했다. 보통 이런 날은 저녁에 많이 바빠지는데 기대....

한데 요즘 분위기로는 기대하기 힘들어진다. 배달판이 많이 위축되었기 때문이다.

오후 4시 반... 나갈 시간이나 단가는 2600에서 꿈쩍을 않는다.

미션이나 이벤트 알람도 없다.

기다리다 결국 5시 반이 되어서 나왔다.

 

그래, 내가 졌다. 플랫폼

2600이든 2400이든 스쿠터가 있는 이상 발통을 돌아야 한다.

하루빨리 처리하고픈 마음도 한쪽에  숨겨져 있다.

 

내려가는데 띵똥~

콜 알람이 왔다. 프로모션이나 그런 거 없는 완전 <검은색> 가격.

그래도 가야 한다. 따질 여유가 없다.

 

동네 무료 서비스로 하루를 시작한다. 무료 배달을 시행한 뒤에 그 돈은 소비자와 판매자....에게 전가되었던 돈을

이제는 완전 판매자와 배달원에게 전가하려 한다.

 

금요일 저녁, 4천 배달비가 2600으로 바뀌었다. 최소 4400은 나와야 갔던 곳 - 2600원에 무료 봉사해라 알람은 시끄럽다.

 

음식을 판매하는 판매자도, 음식을 싣고 나르는 라이더도 <플랫폼>에 거의 무료 봉사하는 노예가 되었다.

그래도 이런 무료봉사가 한 동네에서 이뤄지니 다행이다.

우리 동네의 이 아파트는 오래되었다. 그러다 보니 엘베만 멀쩡하다. 

 

관리를 해도 왜 우리나라 아파트들은 빨리 노후가 되는지 궁금하다. 

일본을 최근에 다녀와 보니 그곳의 건물은 관리가 될 된 곳이 많았다. 20~30년 정도에선 티도 안 나더라. 

 

분명 우리가 아직도 배우고 알아야 하는 것이 곳곳에 남아 있다.

그냥 두고 가려고 마지막 메시지를 보는데...

 

<직접 수령....>

이런... 배달원이 좋아하지 않는 선택이다.

직접 수령. 엘베를 타고 높이 이동한다면 그만큼 더 부담이다.

 

엘베 한 번 놓치면 또 4~5분 기다려야 한다. 퇴근시간!

그럼 자신의 배달비에서 4~5분 시간비용, 약 9~1500원을 더 빼야 수익이 된다.

그러니 자신의 아파트 호수가 전체에서 <고층>이거나 부재중에 받겠다 싶으면 <직접 수령> 같은 어그로 끌 짓은 적지 말자.

 

직접 수령... 난감하다.

그냥 집 앞에 두고 벨 누르고 엘베 타고 내려오면 되는 것이 아니라...

엘베는 포기하고 벨 누르고 기다려야 한다.

 

언제까지?

정확한 고객의 대답이 나오거나 <직접 받을 때>까지.

 

어이없는 일들도 종종 있다.

<직접 수령> 해 두고 (마치 직접 수령이 일을 똑똑하게 하는 사람인양 당당하게 적어둔다)

집에 와 있지도 않다.

벨을 누르고 이리저리 기다리다가 시간 다 보내고

결국 고객 전화를 연결해 본다.

 

여기서!

고객 전화는 배달원이 그냥 알 수가 없다.

고객 전화를 누르면 <연결>을 플랫폼을 거쳐서 한다. 

안심번호인가 뭔가 - 난리인데.. 문제는 재수 없이 플랫폼에 걸리면 30~40초는 또 그냥 날린다.

 

그렇게 플랫폼을 거쳐 - 고객에게 전화가 가서 고객이 바로 받으면 다행이다.

고객이 받고 "아, 그 앞에 두고 가세요"하고 끊고 나서 보면...

 

그렇다. 엘베는 이미 떠난 뒤다. 3000원짜리 배달비가 금방 놓친 엘베로 1500원짜리로 둔갑한다.

넋 놓고 힘 빠지게 되는 찰나이다.

 

다행히도 오늘 고객은 초딩 같은 꼬맹이었다.

문이 열렸다. 한껏 기대에 찬 초딩 얼굴.

우리 둘째 녀석이 오버랩되어 살짝 웃으면서 "존칭"을 사용해 전해준다.

"네 고객님~ 맛있게 드세요 ㅎ ㅎ "

번화가로 내려갈 때까지 콜은 없었다. 

콜사이다. 주말 저녁...인데?

 

그냥 마냥 기다리는데 전화가 왔다. 마님이다.

괜히 바쁜 척해 본다. 안타깝지만 사실이 아니다.

오늘도 평소의 반타작만 하는 주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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